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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에 숨겨진 역사 읽기

작성일 :
2015-04-16
그림역사

그림 속에 숨겨진 역사 읽기

“ 미술은
가장 진실한
시대의 기록이다 “

모든 예술 작품에는 알게 모르게 그 시대의 상황이 녹아 있다. 따라서 당대의 사회 상을 충실하게 반영했던 뛰어난 예술 작품은 오랜 세월이 지난 후, 그 스스로 역사 가 된다. 미술 작품 속에 숨겨진 사회 현실을 파악한다면, 승자에 의해 쓰여진 왜곡 된 역사가 아닌 진실한 역사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튤립 광기에 대한 풍자

얀 브뤼헬 2세 / 연도 1640년 경 / 매체 패널에 유채
크기 31×49cm / 소장 프란츠 할스미술관(네덜란드)

먹는 값에 거래되었다. 꽃이 만개할 때까지 무늬와 색깔을 아무 도 예상할 수 없다는 점이 튤립 투기를 극대화해주는 요소였다. 튤립 뿌리가 어떤 바이러스에 감염되느냐에 따라 다음해 봄에 필 튤립의 색깔과 무늬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국제적으로 과열되는 튤립 버블과 붕괴

당시 튤립 시장이 열리는 시기는 뿌리가 채취되는 여름이었다. 하지만 튤립의 인기가 올라가자 1년 내내 거래할 수 있는 매매 방법이 고안되었고, 튤립 뿌리는 표준화되어 은행권이나 주식 과 같이 취급되었다. 프랑스인들도 이에 동참해 파리 근교와 프 랑스 북부에 튤립 시장을 열었다. 튤립 투기가 국제화된 것이 다. 겨울에는 튤립 뿌리들이 땅 속에 묻혀 있어 거래가 성사되 어도 실제 튤립 뿌리를 매매할 수 없었다. 그래서 실제 물건을 매매하는 것이 아닌 미래의 가치를 사고파는 선물거래가 이루 어졌다.

대부분의 거래는 이런 식으로 이루어졌고, 눈에 보이지 않는 튤립뿌리는 돌고 돌아 결국 실체 없는 거래가 되어 버 렸다. 대부분의 투기꾼들은 만기에도 튤립 뿌리를 갖고 있지 않 았기 때문에 거래가 불가능했고, 돈조차 없어 결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마침내 1637년 2월 3일 튤립 시장이 붕괴했 다. 치솟을 대로 오른 튤립 가격에 더 이상 살 사람이 없었고, 매매가 이뤄지지 않아 부도가 줄지어 발생했다.

튤립 투기를 비판하기보다 투자자들의 합리적 행동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어떤 꽃을 피울지 모르는 튤립 뿌 리에 대한 불확실성 속의 과도한 투자라는 특성으로 볼 때 현명 한 투자라기보다는 투기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당시 사람들은 튤립의 적정가격이 얼마인지를 밝히려는 시도도 거의 하지 않 았고, 단지 일확천금을 노리고 튤립을 전매하는 데 열을 올렸을 뿐이다. 한 사회가 얼마나 쉽게 환상과 집단적 광기에 빠질 수 있는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