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가 된 후부터 낮에 잠깐씩 일을 하고 싶어서, 생각하다 선택한 것이 한국어 교원 양성과정이었다. 중등 국어 정교사 자격증이 있어서 국어나 교육학이 낯설지 않았고, 몇 년 간의 미국 생활 동안 이민자를 대상으로 주정부에서 운영하는 ESL수업에서 영어를 배우면서 선생님께 받았던 좋은 인상 덕분에 한국어교원이라는 일이 참 매력적으로 느껴져서 망설이지 않고 시작했다. 그런데, 공부를 하면 할수록 이 일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첫째, 내가 평소 말하고 글로 쓰는 국어가 아니라 외국인이 배우는 한국어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어려웠다. 그래서, 외국어로서의 한국어학개론과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학개론을 읽었다. 그리고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문법2권을 함께 보면서 여러 어미의 결합정보에 대해 공부했다. 실제로는 그렇게 못했지만, 일반언어학과 응용언어학을 먼저 훑어보고 한국어학과 한국어교육학을 공부하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언어학 용어와 세계 언어학 연구의 큰 흐름과 이론을 알면 한국어학과 한국어교육학을 이해하기 더 쉬울 것이다. 왜냐하면 서구 언어학이나 영어교육학같은 외국의 이론들을 가져와 한국어 교육에 적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둘째, 면접시험 준비가 힘들었다. 사지선다 필기시험은 대충만 알아도 칠 수 있지만 구술시험은 모르면 대답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면접시험 대비서에 나와 있는 기출문제와 예상문제 답을 찾고(국립국어원 누리집과 한국어 사전을 많이 활용), 평생교육원에서 준 수험서에 나와있는 이론들을 정리하고 말하는 연습을 했다. 사실, 처음 기출문제를 풀었을 때는 기출 문제 중의 일부는 책에도 없는 생소한 내용이라 불안한 마음도 많았다. 시험도 1년에 한 번 밖에 없고 떨어지면 딸에게 잔소리도 못한다고 생각해서 그런지(공부 시작하면서 시험 떨어지면 공부하란 말 안하겠다고 약속했음) 스트레스를 받아 머리카락도 많이 빠졌다. 그런데, 운이 좋았는지 필기시험이 예년보다 쉬웠다. 지나고 보니 스트레스를 조금 덜 받아도 되었겠다는 교만한 생각도 들었지만, 공부에 들인 노력이 합격여부를 떠나서 실제 현장에서 가르칠 때 도움이 되리라고 믿는다. 내가 받은 면접시험 문제는 다음과 같다. 1. 자신의 성격이 한국어를 가르치는데 어떤 긍적적인 영향을 줄 것인가 2. 평음,경음,격음의 삼중체계를 외국인에게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3.' 다르다'의 형용사적 용법과 관형사적 용법에 대해 설명하라 4. 한국어 교원에게 필요한 자질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애 키우고 살림한다고 공부를 놓았다 새로운 도전을 하는 엄마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려하다보니 글이 길어졌다. 양성과정을 시작해서 면접까지 200일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혼자 공부했다. 사실 말이 국문학 전공이지 십년 넘게 공부를 안했더니 머릿속에 남아있는 국어학, 교육학 지식이 거의 없었다.그래서 문법같은 것은 정말 기초부터 새로 공부했다. 공부할 때는 합격만 하면 원이 없을 것 같더니, 지금은 경력도 없는데 한국어를 잘 가르칠 수 있을까 혹은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걸 보면 진짜 시작은 지금부터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궁금한 점이나 부탁이 있을 때 매번 친절하게 도와주신 시대평생교육원 담당자 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양성과정이 끝나고도 계속 성가시게 전화해서 이것저것 부탁드렸는데도 당신 일처럼 도와주셨다.
DF_평생관리자15-12-09 09:48
안녕하세요, 시대평생교육원입니다. 김증원 학습자님의 소중한 합격 후기 감사드립니다. 열심히 노력하신만큼 김증원 학습자님의 앞으로의 한국어교사로서의 활약이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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