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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시사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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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진명

작성일 :
2014-11-24
김진명

“소설가
김진명
에게 묻다



약력
1957년 부산에서 태어나 보성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입시 공부는 제쳐두고 철학, 역사 분야의 책을 읽었다. 대학 입학 후 사람이 쓴 것이라면 모두 읽으리라 작심하고 도서관에서 치열한 독서에 빠져들었다. 그렇게 다양한 종류의 책을 읽으며 세상과 사회에 대한 시각을 넓혔다. 문학이나 습작과는 거리가 먼 삶이었지만, 이처럼 무서운 독서가 결국은 그를 작가의 길로 이끌었다.
주요작품
싸드(2014)
新황태자비납치사건(2014)
고구려1~5(2011-2013)
대한민국 7대미스터리 세트(2010)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 1~2(2010)
천년의 금서(2009)
하늘이여 땅이여 1~2(2010) 외 다수

내면의 힘을 길러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가지세요.

Q. 안녕하세요. 작가님 우선 요즘 집필 중이신 소설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고구려 6권을 쓰고 있어요. 내년 초에 6, 7권 같이 나올 예정입니다.

Q. 작가님 책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읽어야 할까요?

보통 우리가 소설이라고 하면 작가의 내면의식이나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개인의 의식들이 주로 주제가 되고 소재가 됩니다. 저는 우리의 삶의 조건을 한 개인으로 모색하기보다는 전체사회를 모색합니다. 그의 일환으로 우리나라의 과거와 역사의 맥을 살피는 데 주력했죠. 이것은 제가 소설에서 주로 다루는 소재이기도 합니다. 이것을 독자들이 재미나게 읽되, 한국의 정치·경제·외교·군사적 입장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그것이 나의 삶과 어떤 관계가 있는가를 입체적인 시각에서 봐줬으면 좋겠습니다.

Q. 독일의 공보장관 파울 요제프 괴벨스[Dr. Paul Joseph Goebbels]는 대중을 최면 상태로 몰고 가는 기술을 개발한 20세기 최고의 정치 연출가인데요. 그 사람 명언 중에“거짓과 진실의 적절한 배합이 100퍼센트 거짓보다 더 효과적이다”라는 말이 있죠. 선생님 책을 읽으면‘사실과 거짓과의 적절한 배합으로 더 신빙성이 가는 것 같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에 대표적인 것이 2014년 8월에 출간된 싸드[THAAD] 이지 않나 싶습니다.

소설은 기본적으로 허구성을 기반으로 만든 인류의 발명품 중 하나입니다. 연이은 허구성을 바탕으로 사건이 전개되지만 허구로 점철된 소설 한 권을 읽고 났을 때 오히려 사실만 나열해놓은 책들에서 얻지 못하는 배후의 진실을 알게 될 때가 정말 많습니다. 하지만 거기에는 힘이 약한 사람, 즉 진실을 알 수 없는 영역에 존재하는 사람들이 던져볼 수 있는 동기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소설은 기본적으로 거짓말을 품고 있되, 거짓말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거짓말 속에 진실을 알 수 있는 장치를 담고있는 겁니다. 그래서 좋은 소설이란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내면만을 쭉 그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거짓과 진실을 잘 배열해서 몇 배의 진실을 얻을 수 있는 좋은 장치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소설을 쓰는 방법도 그 두 가지를 배합하기는 하는데 하나의 원칙은 있어요. “누가 봐도 이건 소설이다”라고 이야기를 끌어가는 장치는 허구적으로 씁니다. 하지만 뼈대가 되는 스토리는 사실을 토대로 쓰는 겁니다.

Q. 대학생들은 취직을 하고 돈을 벌어야 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그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은?

인생에는 두 가지 힘이 있는데, 첫 번째는 외면의 힘입니다. 이것은 권력, 지위,돈, 외모, 환경과 같은 것들이며, 사람들은 대개 이 외면의 힘을 얻으려고 전력을 다합니다. 하지만 이 힘은 얻으면 얻을수록 자신의 본래의 것을 잃어버리는 경향을 가지고 있죠. 그래서 제가 취직준비, 각종 시험준비로 힘들게 보내고 있는 분들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말은 외면의 힘 외에 내면의 힘을 기억해달라는 것입니다. 돈을 많이 벌어서 하고 싶은 것을 하겠다는 것도 좋은 꿈입니다. 하지만 자기 내면의 세계를 가꾸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내면의 가치들, 진지함, 검소함, 성실함, 순수함, 착함, 효도, 정직, 정의 등 이런 것들이 지식이나 지위, 돈, 권력, 외모보다 훨씬 도움이 됩니다. 그 세계에도 눈을 돌려보길 바란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Q. 선생님의 말씀은 마음으로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대학생에게 현실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먼저 자기 세계를 넓혀야 됩니다. 편향된 시각으로 봐서‘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좋은 사람들과의 관계도 만들기 어려우며 심지어 사소한 휴대폰 요금도 내지 못하게 되는데, 어떻게 돈에 초연하지 않을 수 있냐’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건 그 반대편의 세계를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 반대편 세계를 알고 경험했다면 세상을 보는 시각이 달라지는 겁니다. 오히려 돈 없는 상태를 즐길 수도 있는 세계가 있을 수 있는 것이죠. 인류의 스승들은 한결같이 돈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나 돈 많은 사람들보다 훨씬 강합니다. 그래서 내면의 가치를 경험하게 되면 권력이나 돈은 굉장히 유치해지는 겁니다. 이 세상에는 여러 세계가 있고 그중에서 우리 젊은이들이 내면의 힘을 가진 그 세계를 알게 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거예요. 그 세계를 알면 돈이 없다고 초라해하거나 위축되거나, 명품에 좋은 차를 타는 사람도 있는데 나만 지하철 타고 오고 싸구려 옷을 입었다고 위축될 필요가 없다는 거죠. 내 세계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그들을 불쌍하게 보게 되는 거죠. 진정한 인생의 의미도 모르고 그냥 좋은 옷, 차, 밥만 추구하는 건 짐승이나 벌레가 추구하는 삶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내가 왜 사는가, 왜 존재 하는가를 지속적으로 추구하여야 합니다. 이 세상 똑똑한 사람들이 걸어온 길이고 인류 스승들의 길이기 때문에 그걸 아예 포기한 인생은 2류 인생이 되는 겁니다. 그런 정도(正道)의 길을 찾는 것이 젊은이들에게 중요하고, 이것은 젊을 때 깨우쳐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