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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슈 판결
지난 9월 18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는 현대차 사내하청 근로자 934명이 현대차를 상대로 낸 2건의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고 정규직으로 인정했다. 재판부는“현대차가 원고들의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까지 노조와 합의하고, 사내협력업체에 작업 지시를 한 점 등을 고려하면 현대차와 각 사내협력업체 사이에 체결된 도급계약은 실질적으로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한다”며“사내하청 근로자도 파견 이후 2년이 지난 때부터 본사에 고용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또 재판부는 현대차 정규직 임금과 실제로 지급된 비정규직 임금의 차액을 지급하라는 주장도 일부 받아들여“현대차는 원고들에게 230억 9,00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판결 직후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측은“법원에서 정규직 지위를 인정받은 만큼 현차에 직접 교섭을 요구해 당사자인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 측은“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한 후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며“이번 판결과 별개로 지난달 비정규직 노조와 합의한 사내하도급 특별고용합의를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청과 도급은 비슷하면서도 약간 다르다. 도급은 일을 완성할 것을 목적으로 어떤 일을 수급 받는 것이고 일을 받은 자를 수급인이라 한다. 하청은 이 수급인에게 일을 받는 것으로 하도급 또는 하청이라 한다. 노동집약산업에서는 많은 노동자를 관리하기 어렵고, 비효율적이므로 산업에서 중요한 부분은 직접 노동자를 고용하고, 그 외에는 도급으로 노동력을 관리하고 있다. 특히 제조업, 건설업, 서비스업에서는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청의 합법과 불법
이번 판결의 주요 쟁점은 하청으로 하는 업무가 불법이냐 합법이냐에 있다. 이는 하청 자체가 불법이 아닌, 업무의 구별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또한 원청(업무를 맡기기로 한 자, 도급인)의 업무지시를 하청업체에서 따르는가에 대한 구별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김치생산공장에서 공장 경비를 맡은 하청 업체는 김치생산과 관계가 없고 원청의 본업인 김치생산에 대한 업무지시를 따를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이는 합법이다. 하지만 생산된 김치를 포장하는 업무를 하청을 받은 수급인은 도급인의 업무지시를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는 불법이라는 것이다. 사실 이것은 1998년‘제조업 직접생산공정의 파견을 금지’하는 내용이 파견법에 규정되어 있지만 2010년 이후에 그 입법취지를 살리게 되었다. 이번 판결로 인해 제조업 전반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이는 현재 산업계의 인력운용 구조나 방식에 질적인 변화가 이뤄져야 할 것을 뜻한다. 그동안 산업계에서 하청업체를 통해서 원청의 정규직에 비해서 저렴한 임금으로 업무를 지시했던 인력운용 방식은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청에 또 하청
하청업체가 다시 하청을 주는 것을 재하청이라 한다. 이는 산업에 전반적으로 사용된다. 특히 재조업, 건설업에서는 3~4차는 기본으로 사용된다. 과다한 원청의 업무를 단위별로 구별하여 업무의 효율성을 위하여 하청을 주는 것이 원래의 목적이었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다. 또한 이런 방식은 업무의 전문성을 저해하고, 과중한 노동을 만들고, 생산 제품의 품질을 떨어트린다. 지난 9월 12일 남양주시에서 상하수도관 매설공사에서 사고가 생겼다. 상하수도관 매설공사 하청을 받았던 A업체에서 재하도급을 주면서 부실공사가 되었고, 오폐수가 하수맨홀로 뿜어져 나왔고 이는 팔당호로 들어갔다. 재하청을 주면서 A업체에서도 이윤을
남기기 위해 원래 공사대급인 18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즉, 재하청, 3차 하청에서 4차 하청으로 넘어가면서 대금이 줄어들고 이에 부실이 생기게 된다. 올해 수많은 사상자를 냈던 세월호 사건에서도 이런 문제가 나타났다. 세월호가 침몰되었던 큰 이유는 갑판에 실려 있던 컨테이너들이 제대로 고정이 되지 못해 무너지면서 배가 기울었기 때문이다. 이 컨테이너를 고정시켜야 할 청해진해운이 B통운에 업무를 하청 주었고, B통운은 C 공사에 재하청을 주었다. C 공사는 이윤을 위해 일용직 노동자를 동원해서 작업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