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초 국내 코로나19 관련 자가격리자 수가 5만 1,800명 이상으로 집계된 가운데 정부가 자가격리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안심밴드’ 도입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왔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정례브리핑에서 “자가격리의 실효성 있는 이행을 확보하는 방역 측면에서 이는 중요한 숙제”라며 “여러 가지 논의가 진행 중이며 안심밴드를 포함한 방안 등을 시행하기 이전이라도 전화나 자택 방문 등을 통해서 자가격리 지원 모니터링을 실효성 있게 지원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전반적인 해외입국자의 강화조치에 따라서 해외입국자들의 입국사례가 상당 부분 줄어들기는 했으나 해외입국자들 중 일부가 위치를 파악할 수 없도록 핸드폰을 두고 자가격리장소를 연이어 무단이탈하면서 지역사회 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진 때문이다. 안심밴드는 자가격리자의 스마트폰과 연동해 10m 이상 떨어지면 모니터링단에 경보를 전송해 이탈을 확인하는 장치이다. 전자발찌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운용된다.
리얼미터는 TBS의 의뢰로 4월 8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해 안심밴드 착용에 대한 인식을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했다. 그 결과 ‘감염 확산방지 차원에서 찬성한다’는 응답이 77.8%, ‘인권침해 요소가 있으므로 반대한다’는 응답은 16.5%로 나타났다.
국민 10명 중 8명가량이 자가격리자에게 안심밴드를 착용하게 하는 데 찬성한 것이다. 이와 같은 결과는 산발적으로 속출하는 자가격리 이탈자를 막기위해서는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요구가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는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부처들의 의견을 좀 더 모으고 지혜가 필요한 대목이 있다”며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에 대해서도 귀 기울여 살펴보고 최종적인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시행 중인 추적 앱만으로는 격리자가 휴대전화를 소지하지 않고 격리장소를 벗어나면 당국이 알 도리가 없지만, 안심밴드 같은 인체 착용형 감시장치를 함께 쓰면 자가격리자가 휴대전화로부터 일정한 거리 이상 멀어졌을때 당국이 그 사실을 실시간으로 파악, 즉시 대응할 수 있다. 한편 바레인은 4월부터 안심밴드와 같은 손목밴드 앱을 이용한 격리관리에 나섰으며, 홍콩은 3월 하순부터 시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