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디즈니사의 <겨울왕국 2>가 작년 11월 23일 기준 스크린 점유율 88%, 상영 횟수 1만 6,220회로 한국 영화 역사상 최대의 상영 횟수 기록을 세웠다. 1개 사업자가 5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해 이른바 스크린 독과점이 일어난 것이다. 스크린 독과점과 관련해 작년에만 <어벤져스 : 엔드게임>, <캡틴 마블>, <극한직업> 등의 영화들이 논란을 빚었고, 그중 <엔드게임>은 무려 85%의 좌석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에 많은 영화인들은 “우리는 특정 영화가 스크린 수를 과도하게 점유하는 스크린 독과점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왔다. 이는 다양한 영화 관람을 원하는 관객들의 선택권을 침해하고 한국 영화의 다양성을 저해하는 바람직하지 못한 행태”라고 지적했다. 또한 한 시민단체는 <겨울왕국 2>의 배급사인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가 ‘독점금지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며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냈다.
스크린 독과점 문제는 2006년에 개봉 21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한 봉준호 감독의 <괴물> 흥행 이후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이후 많은 영화인들이 국내 대기업이나 할리우드에서 제작한 영화들이 상영관을 독점함으로써 다른 영화들의 상영 기회를 박탈했다고 다양한 방식으로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 수직계열화’라는 한국 영화산업의 구조를 비판하고 있다
있다. 영화산업에 있어서 대기업 수직계열화는 대기업이 영화에 대한 투자·제작, 배급·상영 등의 전 과정을 통괄하기 위해 다른 기업을 계열사화하는 것을 뜻한다. ‘CJ E&M’과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영화가 동일 계열사인 ‘CGV’와 ‘롯데시네마’의 스크린을 70~80% 이상 점유하는 것이 그 예이다. 이는 시장에서 공정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느냐에 대한 상식과 정의의 문제로 확산하는 모양새이다. 실제로 잔잔하게 흥행을 이어가던 <블랙머니>가 <겨울왕국 2>의 개봉일 상영관이 3분의 1로 줄었다.
한편 프랑스는 영화산업의 다양성을 위해 8개 스크린 이상을 보유한 극장에서는 영화 1편이 극장 전체 1일 상영 횟수의 30%를 초과할 수 없고, 미국도 점유율을 30% 넘기지 않는다. 일본 역시 특정 영화에 스크린을 몰아주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