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물로 보는 역사
“ 건축은 역사의 부분이고
과정이며 미래이다 “
조선의 신기술과 개혁 정신이 빚은 위대한 유산
무언가를 짓고자 하는 인간의 의지는 안락한 은신처를 찾는 자연스럽고도 근본적인 욕구에 따른다. 그렇기에 건축은 태초부터 현재까지 인간의 삶 속에 항상 존재해 왔다. 인간이 문명을 발달시켜 온 과정, 사회구조의 변화, 권력의 형성 과정 등 인간이 거쳐 온 많은 역사적 사실들이 수많은 건축물을 통해 드러난다. 당대 시(時)ㆍ공(空)간, 그리고 그 안에서 펼쳐졌던 사건들을 압축적으로 상징하는 건축물로 살아있는 역사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수원 화성(華城)
경기 수원시 / 1796년 / 조선 시대 정조 / 성곽
실사구시(實事求是)의 과학 정신 반영
정조가 태평스런 시대에 천문학적 비용을 들여 성곽을 쌓은 이유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억울하게 돌아가신 아버지를 위해, 수도를 화성으로 이전하기 위해, 왕위를 세자에게 물려준 후 자신은 화성에서 살며 상왕으로 정치에 관여하려고 했다는 설까지 많은 의견들이 대립한다. 하지만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화성이 정조의 꿈을 펼칠 새로운 세상이었다는 것이다. 역사적 사례에 비춰볼 때, 이 정도의 인원과 공사비가 소요된 거대 작업은 조정 관료와 민심의 거대한 반발을 일으키기 쉽다. 하지만 화성 축조의 경우만큼은 예외였다. 정조는 화성 축조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에게 인건비를 주고, 화성 건축으로 인해 이사를 가야 하는 백성들에게도 충분한 보상을 해주었을 정도로 백성들의 편에서 화성을 건설해 나갔다.